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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오전. 아이들과 놀이터에 가려고 집을 나섰다.
늘 굳건히 닫혀있던 1층 현관문이 오늘따라 열려 있었다.
이게 뭐 신기한 일이라고.. 다섯살배기 아들녀석이 묻는다.
"왜 문이 열려 있지? 누가 열어놨나봐. 도둑들어오면 어떡해?!"
자못 진지하게 물어보는 녀석.
"그러게~~ 도둑들어오면 큰일인데..예찬이가 이제 닫아주면 되지~"
"도둑이 들어오면 로션을 발라주면 돼~"
"그럼 도둑 얼굴이 예뻐질텐데? 도둑은 경찰서에 신고하고 잡아야지"
"아냐. 도둑은 로션 바르면 돼"
"그래? 하하 웃기겠다. 도둑이 로션 바르고 예뻐지고.."
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적당히 넘겨주고 재밌다는 듯 웃어줬다.
뜬금없이 도둑에게 로션이라니..
누워있는데 갑자기 오전의 대화가 생각났다.
도둑에게 로션이라..
왜 나도 뜬금없이 그때의 대화가 생각난 건지는 모르겠는데 그냥 생각이 났다.
음...아...!
아들녀석은 도둑이 로션을 바르면 예뻐지면서 마음도 착해진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에고...이 맑고 깨끗한 영혼을 가진 녀석..마음이 예쁘다.
아이들은 예쁘고 잘생기면 다 착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언젠가 유치원에서 가져왔던 교육활동 내용을 본적이 있는데..
나쁜사람일 것 같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나쁘게 생긴사람은 누구일까요??
아..그 글귀가 기억이 안난다. 헷갈린다ㅠ..이넘의 저질 기억력..ㅠ
아무튼 웃는인상, 험상궂은 인상, 예쁜얼굴, 잘생긴얼굴, 할머니, 할아버지등등
여러 인물들을 그려넣고 질문을 했는데..
우리아이들 셋 모두 인상이 좋아보이는 사람은 모두 착한사람이라 답했었다.
그래서 선한 인상을 가진 사람도 나쁜 마음을 먹을 수 있고,
좀 무서워 보이는 사람이라도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많으니
낯선사람을 조심하라는 말을 해줬던 적이 있다.
선해보이는 사람, 예쁘고 잘생긴 사람들에게는 일단 마음을 열고
착하게 보는건 사실 어린아이나 어른이나 다를 바 없는것 같다.
세상은 좋은거라고, 세상은 좋은사람만 있다고 설명해주고 싶은데
현실적으로는 어느정도 경계심을 갖도록 설명을 해줘야 하는것이 좀 씁쓸하다.
아이가 현명하게 대처하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혜를 주는 일이..
참..부모로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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