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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13개월된 작은아이의 진료예약이 되어있어 남편과 함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평소 사물을 바라볼때 고개를 갸우뚱하는 우리 작은 공주님이 걱정되어 재활의학과에
예약을 해둔것이었죠.
다행이도 큰 이상이 없다고, 아이들은 때론 편한 근육만을 사용하려고 한다고
한두번 재활교육을 받아보자고 했답니다^^

재활의학과는 지하1층에 있었기에 진료후 우리는 1층에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섰습니다.
한층만 올라가면 되었기에 웬만하면 계단을 이용했겠지만,
아이가 막 잠든 상황에 유모차를 타고 있었기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로 했죠

사람이 그닥 많지는 않았지만, 좀 늦은 식사시간대이기도 해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은 제법 되더군요.
양쪽으로 배치되어 있는 엘리베이터중 하나가 열리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저희는 앞쪽에 서있었고 엘리베이터에 타는일은 서두르지 않아도 그다지 어렵지 않은 위치였죠.
하지만, 우리일행 옆에 있던 휠체어에 탄 환자가 눈에 밟혔습니다.

몇몇의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 먼저 타고, 다 타기도전에 문이 닫히려고 하자..
다른 사람들이 올라탈수 있도록 저의 남편이 문밖에서 문을 잡고 있더군요.
저도 그에 맞춰 두명의 환자에게 양보를 하고 타려고 했는데
환자들과 함께 꽤 많은 사람들이 올라탄겁니다.

"우리까지는 못탈것 같아.."

조금은 어이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어쩔수 없기에 제가 말하자 

"왜 못타..탈 수 있어. 유모차 나한테 줘봐.."

분명, 다른사람의 안전도 안전이지만..
우리도 함께 타기위해 엘리베이터를 잡고 있었던 것이고..
사람들도 그 광경을 보았기에 자리를 조금씩 조금씩 안으로 공간을 좁혀주길 바랬습니다.
사실, 그리 한다면 충분히 탈수 있는 여력이 되었거든요

중고등학교 시절, 만원버스를 보면 뒷자리는 텅 비었는데 중간과 앞자리 승하차문에만
사람들이 몰려있는 형상이었죠.

어차피 못타도 엘리베이터는 한두시간 걸려 타는 어려운 교통수단도 아니고,
또 안돼면 다소 불편해도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크게 개의치 않았던 부분이었기에
제가 못탈것 같다는 뉘양스로 말을 한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부부의 기분을 상하게 한건 이런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탈수 있다며 타려고 시도하자, 엘리베이터 안쪽에서 한명이

"못 탈것 같은데요.."

라는 소리가 흘러 나왔습니다. 그러자 저희 남편이 

"안으로 조금만 들어가주시면 탈수 있어요"

말은 했지만, 아무도 꿈쩍도 안하더군요...


사실, 이쯤돼서도 전 마음의 상처를 입은 상태였습니다.
엘리베이터를 못타서가 아니라 '나만 탔으면 됐지'라는 듯한 사람들의 
태도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삐집고 타려고 시도만하다 그만 둔 남편이 뒤로 물러서자 문이 닫히려고 했습니다.
그때, 맨앞에 서 있던 아줌마 왈..

"ㅋㅋ남이 하면 안되고, 내가하면 될것 같지?" 하며 비웃는거였습니다.

 ㅡㅡ;;;

이게 뭐하자는 플레이인지.
그 아줌마. 우리가 뒤늦게 쫓아와 좁아터진 곳을 삐집고 들어가려고 시도하는줄 알았던것 같습니다.
와이프가 안될것 같다고 한 말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괜히 무리수를 뒀다..는
그런 의미로 말한것 같더라구요.


저희 부부는 엘리베이터를 그렇게 보내고 그 짧은시간에 이루어졌던 일들에 허탈해했습니다.
무언가를 양보하는것도 시민의식, 다른사람들이 불편하지않도록 조심하고 배려하는것도 시민의식,
어려움을 보고 도와주고자 하는것도 시민의식이라 생각했는데

저희 남편이 분명 잡고있는 사이, 많은사람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가 유모차를 밀며 타려고 할때도 많은 사람들이 저를 지나쳐 먼저 타고,
이러한 모습들을 보았음에도 아무도 우리를 위해 조금의 배려나 움직임이 없었다는것에..
멍~해졌습니다.

어쩜 아무것도 아닌일에 제가 민감했던 것일까요..?
사람의 인심, 정..뭐 이러한 약간의 기대심리는 욕심이었을까요?

너무 제가 생각해왔던 기준으로만 생각했는지는 몰라도,
제가 이러한 상황을 겪고보니, 좀 씁쓸했습니다.


또한, 우리 아이들이 커서..

욕심내는것보다는 조금은 손해보고 살아도 괜찮다 생각하는 부모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양보는 기분좋은 일이다 생각하는 부모가 오히려,

'실속도 챙기지 못한 바보' 라고 생각되는 세상이 오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었습니다.


매일매일 바쁜 일들로 가득한 일상.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매일매일에..
아무도 개의치않을정도의 소소한 일이라 저의 투정과 고지식한 이야기가 유치할수 있지만,
글을 쓰고보니,
저 나름대로도..스스로 뒤돌아볼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하루가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소소한 일인만큼 맘속에 오래 간직될것도 아니고~ㅋㅋ
하룻밤 자고나니, 그 당시 잠깐 억울했던 느낌도 사라지고 시민의식이란 단어는 
그저 거창하게만 들리네요. 후훗..

이제..!

이 아줌마는 아이들과 씨름하러 가야겠습니다^^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블로그활동하면서 처음으로 다음메인 걸렸네요. 우홧!
   많은관심과 추천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어제 있었던 사소한 일로 전화위복이 된 셈인가요?
   오늘 이렇게 행복한 일이 생기다니~~~
   모두들 즐거운 주말 보내시구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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